‘천안함 폭침 주범’ 김영철, 왜 갑자기 집중 포화 대상이 됐나
김영철은 2010년 천안함 폭침의 배후로 알려진 북한의 대표적 대남 강경파 인물이다. 그는 정찰총국장 시절 천안함 사건을 주도했으며, 이후 노동당 대남 담당 비서로 활약하며 김정은에게 각별한 신임을 받았다.
하지만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2019) 진전 실패 이후 김영철의 위상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후 통전부장 교체, 당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해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 퇴출 등 여러 직책에서 연이어 배제되면서, 숙청 설이 퍼지기 시작했다.
‘혁명화 조치’ 보도와 중앙통신 대응 – 명예 회복인가, 위기 기만인가
한국 언론은 “김영철이 하노이 실패로 혁명화 조치를 받았다”는 보도를 내놨지만, 곧 조선중앙통신이 김정은을 수행해 공연을 관람하는 그의 사진을 공개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이는 일시적인 ‘근신’ 수준 조치 이후 복귀였을 여지도 보여준다. 일부 전문가는 “혁명화 조치가 실제로 있었다 해도, 몇 주 내 회복될 수 있다”며, 이번 사안이 “완전 숙청이 아닌 경고와 퇴보 단계였을 가능성”을 지적한다.
하노이 실패 책임론 – 성과 없는 회담의 ‘몸통’으로 지목되다
하노이 회담은 미국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정은 간 합의 실패로 끝났다. 이 회담에서 대미 실무를 총괄한 김영철은 회담의 상징적 책임자로 지목되었으며, 이에 따라 체제 내부에서 책임론이 제기됐다.
회담 실패 후 남측은 “천안함 주범이 북미 실무를 맡았다”는 메시지를 내놓아 김영철의 대남·대외 정책 수행 능력 불신을 조장했다. 이러한 흐름이 그의 이미지에 치명타로 작용했다.
복귀의 정치적 의미 – 숙청이라기보다 전략적 복귀
2023년 중반 김영철이 통전부 고문 또는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복귀한 것은 그의 실무 능력과 김정은의 충성을 여전히 인정받았다는 증거로 풀이된다. 북한 전문가들은 “하노이 실패의 몸통이라는 프레임은 이해하지만, 숙청보다는 역할 재설정의 성격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다만 그의 복귀는 “강경파 재등판”이라는 해석도 병행되며, 북한이 향후 한국·미국에 대해 다시 강경 드라이브를 걸 의지가 있음을 시사한다.
숙청 아닌 ‘경고형 좌천’ – 제재 아니더라도 위축시키기 위한 전략
조선일보의 ‘숙청설’은 실제보다 과장된 측면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김영철의 일시적 퇴출은 “혁명화 조치”라기보다 내부 견제 및 역할 축소를 위한 전략적 조치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이는 숙청이 아닌 경고와 조정의 목적이 컸으며, 임무 성과에 따른 보상과 제재, 모두 잘 구축된 체제 통제 전략의 일환이었다.
김영철, ‘벌 받은 전사’인가, ‘전략적 교체자’인가
결국 김영철은 천안함 주범의 명성에도 불구하고 실패한 북미 실무의 책임자로 지목당했으며, 그 결과 직위에서 밀려났다. 하지만 곧이어 복귀 과정을 밟은 것은 그가 여전히 핵심정책의 한 축임을 보여준다.
이는 숙청이 아닌 권력 심리정치를 통한 경고와 역할 조정의 결과로 보는 것이 맞다. 김정은은 내부 결속만큼 체제 효율성도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그를 완전히 제거하지 않고 다시 전면에 내세웠을 가능성이 크다.